티스토리 뷰

캐나다에서는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진지 벌써 두 달이 되어 갑니다.

사실은 원래 집순이었기 때문에 별로 큰 어려움은 없지만 사회 전체를 두고 보았을 때는 바깥 세상은 분명 봉쇄령이 풀린 뒤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란 예상은 합니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만으로 대화하게 되는 세상,

 

제 지난 두 달 사이 일상의 가장 큰 변화는 장보기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인터넷으로 장보기 

집순이인 저에게도 식량은 필요해 장을 보러 다녔는데 이젠 인터넷으로 장을 보아야 합니다. 캐나다에 인터넷은 발달 되었어도 새로운 물류 배달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넓은 땅과 높은 인건비, 유류비로 한국 같은 보편적 배달 문화는 그리 발전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하여 인터넷 장보기의 의미란 정말 장만 보고, 미리 지불하면 직접 마트에 가서 픽업하는 프로세스입니다. 물론 집배달도 가능하지만 비용은 훨씬 늘어 납니다.

 

다운타운 같이 인구밀집이 높은 도시화된 지역은 배달도 저렴하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비교적 조용한 교외지역에는 제가 위에 언급한 포멧의 인터넷 장보기라도 가능해서 안심을 했었답니다.

 

장보기 픽업시간을 선택하려면 [ 물건 바구니 담기 -> 결제 -> 픽업 선택 시간 확정 ]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체크 아웃 전에 제가 선택한 시간과 지점을 제가 장바구니에 물건을 고르는 사이, 다른 소비자들이 먼저 결제를 한다면 저는 다른 선택의 시간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던 3월말에서 4월에는 마트 웹페이지에 있는 최단 미래 14일간의 예약 시간이 모두 차서, 매일 사이트로 가서 픽업 시간을 확보하러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 의미는 최단 2주간은 식료품을 구입하려면 직접 마트에 줄을 서 가는 수밖에 없단 이야기었습니다. 

 

캐나다 전통있는 식품업계의 강자, 로블라스

여하튼, 토론토 광역시에는 몇 가지의 대표적인 마트들이 있는데 이는 차후에 더 자세히 설명해 올리겠습니다.

제가 가장 자주 이용하고 규모가 큰 회사는 로블로(Loblaw)라는 회사입니다. 이 그룹이 다른 자회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서 자매회사인 노프릴, 수퍼센터, 그리고 로블로를 한 묶음으로 자주 이용합니다. 

로블라 사 브랜드 식료품 매장들

자매회사 노프릴과 슈퍼스토어 비교

1. 타깃 고객층

이들 중 제 동네에 둘러 있는 두 곳의 매장은 노프릴과 수퍼 스토어(Superstore) 브랜드 입니다. 노프릴(No Frills)은 가장 저렴한 브랜드로 아마 캐나다 대형마트 브랜드들 중 최초 최저 가격 매칭,보장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 그만큼 정말 식료품만 파는 매장입니다. 다른 한 곳은 수퍼 스토어라는 곳인데 노프릴보다 약간은 높은 가격, 하지만 더욱 식료품 뿐만이 아닌 다양한 주방, 가전, 약국, 옷(Joe Fresh조 프레쉬 브랜드)들을 판매하는 곳으로서 노프릴 보다는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지양합니다.

노프릴스: 저가전략 가격매치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 유치, 식료품에 특화.
수퍼스토어: 다양한 품목들을 판매, 고객들이 필요한 것들을 모두 한 곳에서 구입하게 가능. 일상이 바쁜 직장인들 및 중상층 가족들이 주요 고객층
로블라가 도입한 픽업 서비스

저는 코로나가 발생하고 마트에 사람들이 대거 몰렸을 때 두 곳 모두 예약해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곳의 픽업 서비스는 굉장히 달랐습니다.

2. 픽업 서비스

바쁜 고객층을 지니고 있는 수퍼 스토어는 고객이 자신이 픽업 예약한 시간대에 차 안에서 드라이브 스루, 픽업 자리로 가서 자신의 도착을 전화로 알리면, 자신의 주문 품목들을 종업원이 트렁크에 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로서 고객은 자신의 차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무접촉 구입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퍼 스토어의 웹페이지는 인스타 카트라는 배달 제휴업체와의 연계로 직접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각 품목의 가격이 매장보다 약간 높을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배달비가 추가될 수 있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합니다.

 

그에 반에, 노프릴은 자신이 구매한 품목들을 픽업하러 직접 매장에 들어가야 합니다. 코로나 초기 발생 시때는 사람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섰습니다. 그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서 입장한 뒤, 픽업 주문들이 놓여 있는 대형 냉장/냉동 락커들로 가서 자신의 이름과 주문번호가 스티커로 붙여져 있는 비닐백을 픽업합니다. 매장에서 장보기가 끝나면 해당 물품들이 포함된 영수증을 이메일로 발송하는데, 이 영수증에는 품목들의 카테고리 및 어느 락커에 몇 개의 백이 있는지 말해 줍니다. 그 영수증을 가지고 소비자는 각자 다른 품목의 비닐백들을 셀프 픽업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도 노프릴 전 지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제가 보통 방문하는 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에서 픽업을 할수 있었습니다. 무척이나 번거로웠지만, 저는 어찌했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단 사실 자체에 감사했습니다.

 

이제 5월이 끝나갈 무렵입니다. 픽업 예약은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 졌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간격으로 픽업할수 있어 코로나 이전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젠 없는 품목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육가공 공장들의 대규모 폐쇄로 인해 육류, 특히 소고기, 돼지고기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제가 처한 상황에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분명 제가 누릴 수 모든 것들은 누구에게는 간절히 필요한 것일테고, 또한 다른 이들의 노력이니까요. 

 

어젠 비가 오더니 공기가 시원해 졌습니다. 캐나다의 봄은 짧아서 한달 전엔 눈도 왔는데  이젠 금방 날씨가 더워 졌습니다. 그래서 정원에 연결 되있는 뒷문을 통해 밖에 나갔더니 이미 숲이 되었습니다.  길이 없어 나무 사이로 길을 뚫으며 모처럼의 자유를 만끽하는데 나무 가지에 이리저리 긁히고 모기들은 반갑다면 미친듯이 달려 옵니다. 집순이 다운 자세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댓글